피망의 효능
가짓과의 한해살이풀. 일본인들이 프랑스어 piment(고추)에서 따와 피망이라고 부른 걸 그대로 따와서 한국에서도 피망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실제 프랑스어 발음은 피멍에 가깝다. 피멘트라 읽으면 안 된다. Pimenter라는 동사도 있다. 프랑스어 piment은 고추류 일반을 말하며, 실제 우리가 피망이라고 부르는 것을 프랑스어로는 뿌아브롱(poivron)이라고 한다. 따라서 프랑스에서 피망 달라고 하면 보통 이렇게 우리가 아는 긴 고추 형태의 것을 줄 것이다. 피망은 영어로 bell pepper또는 sweet pepper라고 한다. 반면 파프리카는 피망을 가리키는 헝가리어이다.
피망은 고추과에 속하지만 캡사이신 함유량이 매우 낮거나 아예 없다. 얼마나 적냐면 스코빌 척도가 0으로 나올 정도. 피망을 싫어하는 사람은 피망의 특이한 맛보다는 그 특유의 향(풋내) 때문인 경우가 많다. 때로는 향만 맡아도 구역감이 생긴다고 한다. 정말 민감한 사람의 경우 피망에 다른 식재료가 살짝 닿기만해도 해당 부분에서 특유의 향과 맛이 느껴진다고 손도 못댈 정도다. 이 특유의 향이 고추, 오이, 참외, 수박에까지 이어진다고 주장하기도 한다[1].
고추와는 달리 일반적으로 매운 맛이 없으나 과피 모양은 고추와 흡사하고 완숙하면 적색 또는 황색이 되는데, 일반적으로 녹색일 때 수확한다. 최근 국내에서 적색 또는 황색으로 착색된 것이 생산되어 수출되고 있으며 이를 “착색 단고추”라 부르고 있다.
2015년도 부터 유행했던 불맛의 원료이기도 하다. 다만 열을 가하면 불맛이 사라지므로 주의![2]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피망과 파프리카를 약간 다르게 생각한다. 이는 네덜란드에서 많은 농업 자재와 종묘, 종자들이 들어오면서 마치 새로운 작물인양 작물명까지 들어왔기 때문이고 이 때 들어온 파프리카(피망)는 원래 피망을 좀 더 개량해서 만든 식물로 12가지 색깔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그냥 단순히 초록색은 피망, 붉은색 or 노란색은 파프리카 정도로 생각한다. 실제로 군대에서도 이렇게 분류한다.
일본에서는 상업적으로 피망과 차별화하기 위해서 파프리카와 피망을 다르게 부른다. 일반적으로 매운맛이 나고 육질이 질긴 것을 피망, 단맛이 많고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것을 파프리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구분하는 사람들이 많다. 피망과 파프리카의 구분이 정확하지 않아 한국원예학회(1994)에서 발간한 ≪원예학 용어집≫에는 모두 ‘단고추’ 라는 이름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유에 대해서는 매워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흔히 알려졌으나, 위에도 쓰여있듯이 피망의 스코빌 척도는 0이기 때문에 별로 설득력 있는 주장은 아니다. 오히려 각종 설문 등에서 언급되는 피망을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 쓴 맛이며 그 밖에 언급되는 나머지 이유도 풋내와 냄새, (아이들 한정)생김새 정도가 전부다.
물론 이건 언제까지나 일본 한정으로 한국에서는 이런 인식이 약한데, 아마 피망의 상위호환격인 고추가 어릴때부터 많이 나와 그러지 않나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애들이 잘먹진 않지만, 그렇다고 가지나, 당근, 연근처럼 맛없기로 유명한 채소는 아니다.
이 때문에 괜히 일본의 애니메이션 등 각종 매체에서 아이들이 싫어하는 야채로 자주 나온 게 아니다. 이런 클리세가 얼마나 유명했으면 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서 나오는 브로콜리 피자가 일본어판에서는 피망 피자로 현지화된 사례가 있을 정도다.[5]